[창간 40주년 특별 기획-사진으로 보는 이민사]1970년대 한인타운 초창기…너도나도 "영어배우자" 열풍
지금부터 거의 40여 년 전, 1970년대 중·후반은 LA한인사회가 막 형성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LA한인타운에 영어학원도 그때 처음 선을 보였다. 그 당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영어학원은 최순일(72·현 베벌리힐스 인터내셔널 칼리지 학장)씨가 문을 열었던 CCB학원이었다. 이 학원은 한국에서 유명세를 타던 학원으로 LA한인타운에 1978년쯤 최씨가 프랜차이즈 학원으로 개원한 것이다. 사진으로 보이는 광고는 당시 LA중앙일보에 게재된 학원 광고로 30대 후반의 젊은 최순일씨의 장발 모습이 이채롭다. "당시 영어공부 열풍이 대단했습니다. 다들 한국에서 가져온 테이프를 틀어놓고 공부하다가 학원이 생겨나자 너도나도 등록해 공부했습니다. 당시에는 영어 못하면 먹고살기 힘들다는 인식이 지금보다 더 팽배했습니다." 게재된 광고의 내용을 보면 "CCB학원은 여러분의 학교·가정·직장생활은 물론 사업에도 크나큰 발전을 약속할 수 있는 The Big Rope가 될 것을 자부합니다"는 문구도 들어 있다. 영어학원을 오픈했을 때 동아제약 지사장이었던 손정철씨, 이태리 안경 창업자 김모씨, 대한통운 사장, 극동건설 지사장 등이 수강했던 것으로 최씨는 기억하고 있다. 한국에서 파견나온 직원들이 수강생 중에 많았다는 것이다. 한인타운 유일한 영어학원이란 유명세로 최씨는 이혼소송에 통역으로 많이 불려다녔다고 한다. 당시엔 나중에 이민 온 남편들이 먼저 온 부인에게 모멸감을 받아 구타하는 바람에 이혼까지 치닫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CCB 학원은 또 시민권 대행 업무도 펼쳐 5만 여명의 한인들이 시민권을 취득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최순일 학장은 이후 80년 대 말에 ESL과 컴퓨터를 가르치는 AIC란 대학을 운영하다가 최근 베벌리힐스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최 학장은 "평생을 바쳐 이민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온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이원영 기자